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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 화려하고 벌레 먹지않으면 독버섯? 꼭 그렇지는 않다
매년 늦여름에서 늦가을이면 독버섯 중독사고가 자주 발생한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의학과 손창환 교수는 “올해는 예년보다 기온과 습도가 높아
식용버섯뿐 아니라 독버섯도 많이자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이 병원 독극물정보센터에는 지난달 26~29일 사이에만 13명의독버섯 중독환자가 방문했다.
이 중 11명은 산행에서 독버섯을 식용버섯으로 오인해 일어난 사고였다.
국내에는 1600여 종의 야생버섯이 분포하고 있다.
이 중 10% 정도는 독버섯이다.
종류에따라 함유하고 있는 독 성분이
아마톡신·모노메틸 하이드라진·코프린·무스카린·이보테닉산무시몰 등으로 각기 다르다.
독버섯은 현훈·두통·구토·복통·근육경련·설사·서맥증·저혈압·심정지·혼수상태
등을 일으킬 수 있다.
가장 위험한 독버섯은 아마톡신 중독을 일으키는 맹독버섯류로 가을철에 많이 발견된다.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 석순자 박사는 “아마톡신 독이 든
개나리광대버섯·독우산광대버섯·흰알광대버섯은 한 개만 먹어도 사망에 이를 수 있다”며
“출혈성 위염·급성신부전·간부전을 초래한다”고 말했다.
문제는 이들 맹독버섯이 식용버섯과 생김새가 비슷해 헷갈릴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3일 경남 거창군에 사는 한 부부가 집 근처 산에 올라 맹독버섯인 개나리광대버섯을
식용버섯인 꾀꼬리버섯으로 오인하고 채취해 중독되는 사고가 일어났다.
부부는 버섯 10~20개를 삶아먹고 12~14시간 뒤부터 구토·오심·설사·복통·전신허약
등의 증상이 나타났다. 병원에 옮겼으나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독성간염이 악화돼 8일 현재 간이식수술이 매우 필요한 상황이다.
독버섯을 먹고 난 뒤 첫 증상이 2시간 이내에 나타나는 중독사고는
그나마 경과가 좋으나, 6시간 이후에 나타날 때는 대부분 심각하고 예후가 좋지 않다.
농진청 야생 독버섯 중독사고 모니터링센터에 따르면, 2000년부터 9년간 야생 독버섯에
중독된 123명의 환자 중에 13명이 사망했다.
독버섯 중독사고는 식용버섯과 혼동해 일어난다.
경기와 충남 지역에서는 삿갓외대버섯을 식용인 밀버섯이나 느타리버섯으로,
강원에서는 독버섯인 개능이버섯을 능이버섯으로,
경남북에서는 개나리광대버섯을 식용꾀꼬리버섯으로,
제주에서는 독버섯인 흰독큰갓버섯을 식용인 큰갓버섯으로 오인한 사고가 가장 많았다.
국립산림과학원 가강현 연구사는 “흔히 독버섯은 색깔이 화려하고 원색이며,
세로로 잘 찢어지지 않고 벌레가 먹지 않는다고 잘못 알고 있는 경우가많다”고 말했다.
버섯의 색깔은 매우 다양하며, 대부분의 독버섯도 세로로 잘 찢어지고벌레가 잘 먹는다.
이 방법으로 독버섯을 구분할 수 없는 이유다.
독버섯의 독 성분은 소금물에 절이거나 끓이고 들기름을 넣어도 사라지지 않는다.
버섯을 먹고 증상이 발생하면
반드시 섭취한 버섯을 갖고 최대한 빨리 의료기관을 찾아야 한다.
독버섯 중독이 의심된다면
● 119에 긴급 전화해 환자 발생을 알린다
● 의식이 있다면 물을 마시고 토하게 한다
● 남은 버섯을 소지하고 의료기관을 찾는다
독버섯 중독을 피하려면
● 야생버섯은 되도록 먹지 않는다
● 사진만으로 버섯이름을 추측하지 않는다
● 농촌진흥청 국립농업과학원의 야생독버섯 중독
사고 모니터링 센터(031-290-0365)에 버섯의 표본
을 보내면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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